만나고 싶습니다 "상생충북(book) 운동 펼치는 이재표 청주마실 대표"

어려서부터 시인이 꿈이었다는 청주마실 이재표 대표. 그가 이번엔 침체되어가는 지역 출판계와 문학계에 새로운 자극제를 하나 살포해 이슈를 일으켰다. 바로‘상생충북book(북)’프로젝트 사업이다.

지역출판과 동네서점 살리자는 그의 아이디어에 힘입어 지난 6월 충북NGO센터를 구심으로 청주시서점조합과 작은도서관협의회가 상생협약을 맺고,‘충북지역출판동네서점살리기협의회’가 구성됐다. 그리고 동네 서점 가장 귀한 자리에 우리 지역에서 찍어 낸 책들을 모시는 개장식까지 가지게 됐다.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쓸 뿐만 아니라 실행에 옮기는 저널리스트 이재표 대표를 만나 청주마실 이야기와 상생충북book에 대해 들어봤다.

Q 사회적 기업 청주마실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만든 계기도 궁금하다.

A 구매할 사람이 점점 사라지는 상품(종이신문)을 계속 만들어야 하는 지 고민하면서 무가신문, 마을신문을 생각하게 됐다.

처음 출발은 마을신문들을 만들 수 있게끔 도와서 네트워크가 되도록 하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었다. 네트워크 대상은 기사 및 사진, 광고 등이다. 이를 통해 비용과 제작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마실은 플랫폼, 관제탑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2013년 4월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을 했고, 국내 최대 소셜 벤처 창업지원 사업 오디션인 H-온드림에서 입상하기도 했다.

지금은 스토리텔링을 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 예를 들면 공동체,
열린교육, 유기농, 사회적 경제, 전통문화 등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서 다양한 콘텐츠로 제공하는 것이다. 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하고, 책이나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전파하기도 하고 기부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충북의 작은 학교 이야기를 카드로도 만들고 책으로도 제작해 알리는 것이다.

Q 3년 동안 운영해보니 어떤가? 어려움은 없었는가.

A 이윤창출이 사실 어렵다. 처음엔 광고 공유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여의치 않았다. 시행착오도 많았다. 애초 계획했던 마을신문 네트워크가 제대로 안 된 게 가장 아쉽다.

스토리는 공유되지 않으면 힘이 없다. 공유되려면 재미와 유익, 감동, 자극성이 있어야 한다. 스토리를 만들다 보면 혼자만 쓰기엔 아까운 것들이 있다. 스토리를 만들다 보니 어떤 게 좋은 반응을 얻게 되는지 감이 생겼다. 그런데 이런 게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 게 어려움이다.

지금은 민관협치가 되면서 많이 나아졌지만 시민운동이 처음 시작될 때만 해도 사람들이 시민운동가들을 불쌍한 시선으로 볼 정도로 어렵지 않았나. 지금 우리가 초창기 시민운동처럼 어려운 시기인 것 같다.

 Q ‘상생충북book(북)’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 달라. 추진배경, 과정도 궁금하다.

A 주간 신문사에 있을 때 허장무 시인이 연재했던 시들을 묶어서 책을 냈다. 예쁘게 만든 책이었지만 마땅히 유통할 방법이 없어서 충북대 앞 민사랑 서점에 30권을 맡겼다. 그런데 얼마 후 책이 다 팔렸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눈에 띄는 가장 좋은 자리에 책을 진열한 것이 판매 비결이었다. 이 때 부터 지역 서점에 지역 출판사에서 나온 지역작가 책을 베스트셀러에 준하는 자리에 진열, 판매하는 프로젝트를 구상하게 됐다.
청주시서점조합, 작은도서관협의회가 지역서점을 이용하도록 협약을 맺었다. 충북문인협회, 충북작가회의도 동참하게 됐다. 마실도 출판사로 참여한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과도 협약을 맺었고, 여러 관련 단체를 찾아가 우리 지역 책들을 우리 지역 서점에서 이용하도록 협력을 구하기도 했다. 모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분위기가 좋다.

Q 국내 출판계 자체가 불황이다. 상생충북book이 효과가 있겠나?

A 코너 개장 후 100여 권 이상 판매가 됐다고 한다. 서점이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이 아니라 문화공간으로서 역할을 잘 하면 또 다른 도서관이 될 것이다.

실제 도서관들이 도서 구매 시 지역 서점을 이용한다면 더 나아질 것이다.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면 전국유통망을 만들 수도 있지 않나. 실제로 타 시도에서 프로젝트에 대해 문의를 많이 해 온다.

Q 앞으로 어떤 활동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A 스토리텔링 부분을 활성화시키고, 대안언론으로서 SNS를 활용할 것이다. 예전에 올렸던 글 중에 3만에서 5만 명이 보던 스토리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론 9월에 시집이 나온다. 어려서부터 꿈이 시인이었는데, 기사를 주로 쓰다 보니 시가 잘 안 써지더라. 그래도 나름대로 혼자서 꾸준히 써왔다. 최근에 쓴 70편 정도를 모아봤다. 지금 편집중이다. 현재 토박이 열전을 쓰고 있는데, 생애사 쪽으로도 책을 만들 계획이다.

Q 유명 작가가 되고 싶은 욕망은 없는가?

A 그럴 능력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유명 작가가 되기보단 쓰고 싶은 글을 즐겁게 작업하고 싶다.

정예훈 / 프리랜서 (사진 : 서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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